[클레인] 몽환의숲

Hart_Win 2015. 7. 10.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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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클레인] 몽환의 숲

존잘러 팬픽

 | 2012.11.24. 18:43 | 조회 272 카별(grac****)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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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ANTASMAL FOREST 









마술이란 있다가도 한 순간에 사라지고, 없다가도 어디선가 나타나는 신기루 마냥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마술을 직업으로 하는 나도 그에 맞춰 신기루같은 삶을 살아야했다. 내 본모습을 베일 속에 감춘 채 관객들을 속이다보면, 곧 나라는 존재도 아지랑이처럼 금방 지워질 것 같았다. 미국 최고의 마술사 블레인 앤더슨이란 이름과 명예를 위해 지금까지 달리고 달려왔지만, 정작 그 타이틀을 목에 건 지금은 생각만치 행복하지 않았다. 무언가 커다란 것이 나에게서 도려내져 다른 곳에 놓여진 듯, 허한 기분만이 온 몸을 휘둘고 있을 뿐이였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내 근처를 맴돌고 있었다. 손을 살짝만 뻗어도 잡힐 거리가 확실하게 느껴졌지만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온몸이 감겨 차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대기실의 딱딱한 의자에 등을 잔뜩 기대었다. 밖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신기루 속으로 나를 맡기고 관객을 사로잡는 시간. 한참 거울을 응시하다 재촉하는 목소리에 서둘러 대기실을 나갔다. 







"블레인, 회식 가야지. 오늘도 빠지면 진짜 화낼꺼야." 



조용히 한숨을 뱉어냈다. 그냥 서둘러 집에 들어가 잠을 청하고 싶을 뿐이였다. 그렇지만 요 근래 계속해서 회식을 빠진 터라 동료의 손아귀에 이끌려 마음에도 없는 술자리에 끌려 올 수 밖에는 없었다. 온통 난잡하고 시끄러운 분위기가 숨 막힐 듯 채워오는 술집이 죽을 정도로 답답했다. 이리저리 술 잔이 돌고, 안주가 계속 해서 비워져갈 무렵 동료들은 진탕 취해 클럽을 가자며 들썩거렸다.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그들에게 들릴리도 없는 인사를 대충 내뱉고 더운 공기로 막혀있는 술집을 뚫고 나섰다.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아직까지도 남은 술내음 때문일까. 취한 듯 머리가 잔뜩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었다. 잔뜩 무거워서 움직이기 불편한 몸을 애써 이끌며 조용한 새벽 거리를 걸었다. 휘청거리는 다리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택시라도 잡아보려 도로를 살펴보았지만 세상이 온통 죽어버리기라도 한 것 마냥 도로는 지나가는 차가 단 한대도 없이 침묵을 유지 할 뿐이였다. 



이상한 기분에 그 자리에 멈춰서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늘을 찌를 듯 높다랗게 솟은 건물들은 노란 빛을 내뱉으며 살아있음을 알렸지만 도로와 거리는 아무도 없이 식어있었다. 심지어 초저녁에만 보이는 초승달이 새벽으로 넘어가는 이 시각에 아슴프레한 빛을 내고 있었다.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한 상황이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혼란스러움에 그 자리를 뱅글뱅글 맴돌았다. 그냥 집으로 가버리면 될 것이였지만, 왠지 오늘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였다. 조금만 생각해도 알아 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절대로 생각 나지 않아 날카로운 두통이 머릿 속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주저앉아 버리자, 빌딩으로 싸인 뉴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작은 파랑새가 샛노란 부리에 종이 한장을 문채 나에게로 날아왔다. 멍하게 일어나 손을 내밀자 파랑새는 나에게 그 종이를 떨어트렸다. 흑백의 Joker 카드.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가 없어 카드를 뒤집어 보자, 납작하고 가는 글씨체로 'Kurt Elizabeth Hummel' 세 단어만이 정갈하게 적혀있었다. 



순간 이 상황이 전부 내 살갗으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잠을 잘때마다 항상 같은 꿈을 꿨지만 내용만은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것이, 지금 찾아와 나를 반기었다. 파랑새와 커트. 다른 것들은 전부 가물 가물해 기억이 까무룩 했지만 이 두 존재만은 항상 알고 지내던 것 처럼 익숙하고, 또 반가웠다. 저절로 눈물이 흘러나왔지만 주먹으로 우악스레 닦아내고는 벌써 저만치 날아가기 시작한 파랑새의 뒤를 쫓아 뛰고 또 뛰었다. 고요함에 가득 젖은 회색빛 도로 위를 계속해서 달렸지만 숨이 차는 것 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얼마나 파랑새를 쫓았을까, 파랑새는 한 신호등 앞에서 빙글 빙글 원을 그리며 도는가 싶더니, 작게 날개짓을 해 횡단 보도를 건너, 짙은 검은색 속으로 사라졌다. 다 죽어버린 잿빛 안에서 뿜는 마지막 붉은 신호등. 나도 망설없이 횡단 보도를 건너갔다. 지금 들어가면 다시는 나올 수 없을 듯 새카만 입구가 나를 반겼다. 나는 신기루가 가득 찬 이 세상을 뒤로 하고 그대로 검은색 안으로 몸을 던졌다. 시야가 픽, 하고 나가 눈이 저절로 감겼다. 







"정신이 좀 들어?" 



향긋한 시나몬이 블레인의 코끝을 가득 채웠다. 갑자기 쏟아지는 밝은 빛에 살짝 미간을 찌푸린 그를 보던 커트는 작게 웃으며 따듯한 커피 한 잔과 갓 구워낸 브리옷슈를 접시에 담아 그에게 내왔다. 이제야 정신을 차린 건지, 눈을 커다랗게 뜬 블레인은 자신의 옆에 음식을 담은 트레이를 내려놓는 커트를 그대로 껴안았다. 



"어, 어!! 커피 쏟아져 블레인!" 


"커트, 너 커트 맞지?" 


"그럼 내가 커트 험멜이지 누가 커트 험멜이냐. 이거 놔. 네가 애기야?" 



새하얀 볼을 끌어올리며 웃은 커트가 블레인을 살짝 밀쳐내곤 티테이블 위에 트레이를 안전하게 내려 놓았다. 블레인은 벅차오르는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커트를 그대로 자신의 품 안에 가두었다. 커트도 싫지만은 않은지 작게 웃으며 블레인의 허리를 두 팔로 감싸안았다. 아무 말 없이 이렇게 안고 있는 것 만으로도 둘은 의사소통이 완벽하게 가능했다. 오감이 아닌 육감이 지배하는 곳, 몽환의 숲에서 불가능이란 없었으니깐. 



살짝 커트를 밀쳐낸 블레인은 동그랗게 반짝이는 커트의 청녹색 눈동자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살짝 허릴 굽혀 그에게 입을 맞추었다. 따듯하게 입술로 다가오는 온기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꺼풀, 콧잔등, 볼을 배회하던 그의 입술은 곧 다시 커트의 입술을 덮어 달고 깊게 입을 맞추었다. 오감에 한정받지 않은 힘이 그 둘을 끊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히 묶고 있었다. 



"나 이제 돌아가지 않아도 돼?" 


"...응. 이제 나랑 살자." 



살짝 웃는 커트의 모습에 블레인은 햇살보다도 환한 미소로 그를 껴안고 새하얀 침대로 온 몸을 파묻었다. 



작은 파랑새가 금빛의 새장 안에서 슬프게 지저귀었다. 






'9시 뉴스입니다. 오늘은 안타까운 소식 부터 전해 드려야겠습니다. 우리 나라의 국민 마술사 블레인 앤더슨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 되었습니다. 일단 경찰은 부검 결과를.....' 



"-쉿, 몽환의 숲." 








아마 모두들 눈치챘겠지만 키네틱 플로우의 몽환의 숲을 들으면서 쓴 글입니다.한 달전쯤에 쓴 글을 내놓으니깐 역시 죽은 글의 냄새가...ㅜ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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